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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칼럼(Gray Column)

타블로 논쟁 - 또 다시 불거지는 한국의 학력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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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싶다.

 이 논란은 우리네가 학력이라는 것에 가지고 있는 우리의 관념을 정말 잘 보여주고 있다. 학력에 껌뻑 죽는 우리네를 보여주고 있다. 학력으로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하는 우리네의 관념을 절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내 자랑 아닌 자랑 해야겠다. 이건 자랑이 아니다. 아니 내 기준에선 자랑일 수가 없다. 그래서 그냥 얘기할런다. 수능을 치고 대학 입학때, 서울의 연고대를 갈 수 있는 성적이 나왔지만, 본고사를 준비하는게 귀찮아서 그리고, 그럴만한 경제적 여유(당시, 국립의 2배가 되는 학비)가 없었기에 그냥 지방국립대에 들어가게 된다. 난, 그냥 시험을 잘 친 거고, 시험을 잘 치기 위해서 남다른 노력을 했다. 하지만, 그 노력 때문에 잃어 버린 것들이 많다. 나 자신의 정서적인 성장이 늦어졌고, 건강 또한 많이 악화되었다. 그리고, 공부만 한다고, 사람을 대하는 나의 능력은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반에서는 늘 5등안에 들었었고, 전교에서도 적어도 30등 안에는 들었다. 그렇게 공부를 잘한다는 것이, 그 사람이 모든 것에서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도 아니고, 나의 인간성을 증명하는 것도 아닌데, 왜 나를 이렇게 달리보는 것인가? 그 당시에도 난 그것이 이해가 안갔다. 수학과 물리 같은 과학 과목은 다른 사람들 보다 이해가 빨랐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거나 어루만지는 데는 그리 능력이 없없다. 이런 왜곡된 환경은 사람을 단지 성적으로만 평가하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학벌이 좋지 않은 사람들로 부터 미움아닌 미움을 사회생활하면서 많이 받았다. 아는 것을 그대로 말하는게 잘난체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도대체, 한국에서는 특히나 성적만으로 우열이 가려지는 학벌로 그 사람을 판단하는가? 그리고 그것이 한 사람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잦대가 되어 버렸는가? 그냥, 그 사람을 판단하는 하나의 참고사항에 머물면 안되는가? 사람은 겪어 봐야 안다. 어떤 사람인지.

 신정아 사건에서도 보듯이, 능력은 있지만, 학벌이 없어서 학벌을 위조해야만 했던 우리 사회를 비판하고 비난할 일이다. 학벌로 그 사람을 단순히 평가해버리는 우리의 습관을 비판해야 하는 것이다.

 난, 그저 시험을 잘 쳤을 뿐이고, 그 쪽으로 머리가 발달했다. 수학이나 과학계통을 이해하는데 빨랐고, 관심이 더 많았을 뿐이다. 그리고 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 노력을 다른 이들 보다 더 많이 했다. 그것 뿐이다. 이것으로서, 어떤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내가 그 위기를 지혜롭게 헤쳐 나갈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진 못한다. 이것으로, 내가 리더쉽을 발휘해서 한 팀을 잘 이끌어 나갈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진 못한다. 이것으로, 내가 어떤 하기 싫은 일을 성실히 책임감을 가지고 완수할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지는 못한다. 이것으로, 내가 양심을 가지고 법을 준수하며 남을 도우면서 살아갈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 이것으로 내가 회사에서 다른 동료들과 함께 행복하게 회사생활을 할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진 못한다. 주어진 과제를 다른 이들 보다 현명하게 해결할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진 못한다. 이것이 확실히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정해진 조건에서 어떤 과목의 혹은 어떤 주제에 대한 시험이 치러지고, 그 시험 준비를 위해서 같은 시간이 주어졌다면, 한국의 다른 이들 보다 시험을 잘 칠 것이라는 것만 증명할 뿐이다. 이제 학력 논란은 이것으로 종지부를 찎어야 한다.

 학력으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판단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