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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권태 혹은 나태


 

 권태... 나태... 이 단어는 나로 하여금 '강철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슬로스'를 연상시킨다. 그놈은 내내 '맨독세'를 외치면서 주변을 파괴하는 호문클루스... 영어의 Sloth(느릿한 동물의 이름이기도 하다)에 해당되기도 하며 기독교에서는 7거지악 중 하나다. 그 나태에 내가 빠져 버렸다. 지금...


 

1

 어떤 특별한 욕망도 욕구도...


: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성공, 돈, 명예의 욕구가 예전 같지 않다. 남자로 태어나 가진 성욕은 시간이 지나면 어쩔 수 없이 나오지만 그 외 욕구는 요즘 별로 없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생존'의 위협을 전혀 받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강철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슬로스


동물의 슬로스





: 지금은 어느 정도 돈만 있으면 욕심 없는 자들에게 그야말로 태평성대의 시대라 할 수 있다. 지금은 굶을 걱정은 없기에... 과연 지금은 좋은 시대인가? 아닌가? 이게 그저 시대 탓인가? 







2

 무시할 수 없는 사회적 환경


 : 사람의 환경... 사회적 환경들이... 아마 더욱 나태로 몰아 갔을 것이다. 지금 한국에는 꽤 되지 않을까? 나와 같은 사람이... 생존의 문제로까지 내몰린 사람들도 있겠지... 하지만 수많은 것을 포기한 채 먹고 사는 것만 해결되면 어떤 것도 욕심 내지 않는 젊은 이들도 많을 것이다. 욕구도 욕망도 가득할 수많은 젊은 이들이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서 스스로 욕망을 끊어버린..젊은이들... 일본에는 이미 히키꼬모리라는 이름까지 붙었고... 게다가 결혼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 자식이 없다는 건 그만큼 얽매인게 없다는 것이고 그것은 권태나 나태함의 이유 중 하나가 된다...



 : 만약 조선 시대나 근대 시대 때처럼 생존이 문제가 되는 시대에 내가 태어났다면, 이런 세대는 없지 않을까? 마치 벌이나 개미의 사회처럼 놀고 먹는 녀석들을 없애면 원래 놀고 먹는 퍼센트만큼 다시 생긴다. 마치 인간 사회도 이와 닮아 있는 것 같다. 벌지 않기에 포기해야 하는 것도 많지만, 나태하기에 누릴 수 있는 것도 있다. 하지만 이는 사회의 한 일면일 뿐 생존의 문제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이 정도라면 난 적어도 운이 좋은 게 아닐까하며 위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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